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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사 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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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드'님이 쓰신 것입니다.
리드님은 http://segagene.egloos.com 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 PROLOGUE

최초를 최근으로 시작하며 - 세가 다시 알기 -

세가의 社歌 - 젊은 힘(若い力) -

 

1. 지적 창조 넘치는 영지(英知) 같이 만들자 풍요로운 문화
꿈과 희망은 하늘 높이 회사에 공헌, 우리의 사명
내일의 창조를 생명으로 바꾸어 세가 세가 세가 젊은 힘

2. 선진 기술 끊임없는 노력 같이 목표하자 새로운 흐름
꿈과 희망은 저 바다 멀리 시대를 앞서가는 우리의 도전
미래의 창조, 생명으로 바꾸어 세가 세가 세가 젊은 힘

3. 인사일체 넘치는 투지 함께 나아가자 굳게 단결하여
꿈과 희망은 영원하리 목표 추구 우리의 맹세
세계의 창조, 생명으로 바꾸어 세가 세가 세가 젊은 힘


21세기와 새천년이 시작되는 이 2000년, 이 해는 또한 세가가 설립된지 40년을 맞는 뜻깊은 해이기도 하다. 그 혁신과 공로를 기념하여 지금 쓰여지는, 이 기획의 시작은 우선 바로 지금과 가까운 과거의 세가를 다시 보는데에서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현재의 세가가 게임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지 막중하다는 말만으로는 표현이 불가능 할 정도이다. 아케이드 시장에서는 제왕의 위치에 군림하고 있고, 가정용 게임(컨슈머)시장에서는 소니,닌텐도와 함께 삼각 구도를 이루며, 현존 최고 성능의 게임기인[ 드림캐스트(Dreamcast) ]로 컨슈머 시장의 평정까지 노리고 있는 모습이 현재의 게임계의 군왕, 세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알고 있는 이런 세가의 모습은 단지 빙산의 일각 정도에 불과하다.

세가는 일본 가라오케(노래방)업계의 대부일 뿐만 아니라, (현재 드림캐스트와 호환성이 있는 가라오케 시스템 드림 송(Dream Song)발표) 여러 애니메이션들의 스폰서이기도 하다. (세가가 스폰서한 애니메이션에는 마법기사 레이어스, 신세기 에반게리온, X, 그와 그녀의 사정 등 다수이다) 반다이와 타카라에 뒤지기는 하지만, 완구 사업의 규모도 상당한 편이며, 교육용 컴퓨터 [ PICO ] 를 통한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어디 그뿐이랴. 어뮤즈먼트 테마파크인 [ 조이폴리스(Joypolis) ],스필버그의 드림웍스와 손잡고 만들어낸 게임웍스 등. 세가가 하는 일은 다양하다.

 

▲ 세가 로고

세계를 무대로 하는 종합 하이테크 엔터테인먼트 기업 세가. 요즘 [ Playstation 2 ] 나 [ Dolphin ] 같은 강적들의 출현으로 위기에 처해 있다는 말이 들리기는 하지만, 세가는 그의 마스코트 캐릭터인 [ 소닉(Sonic The Hedgehog) ] 처럼 그 모든 고난과 역경을 뛰어 넘으며 전진을 멈추지 않을 거라고 필자는 확신하는 바이다.

# EPISODE 1

그 빛의 시작을 - 세가의 설립 -

세가의 시작은 1951년에 설립된 레이어 & 스튜어트 社부터였다. (46년 4월에 창업되었다는 설도 있지만 정확하지 않다) 이 회사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인의 자본에 의하여 설립된 회사였다. 이때부터 게임 산업에 뛰어든 것은 아니고, 미국에서 펀칭 머신과 쥬크박스등을 수입해 판매하는 작은 회사일 뿐이었다.

3년 후인 1954년에 서비스 게임(Service Game) 社로 명칭을 변경했는데, 이 이름에서 앞글자의 SE 와 GA를 따온것이 현재의 회사명의 기원이다.

1960년 서비스 게임社에서 떨어져나와 일본오락물산 주식회사를 설립하였다. 오락물산이라 해서 게임기기를 만들었던 것은 아니고, 그 전에 만들던 쥬크박스등의 자체 개발/생산을 했을 뿐이다. (이때 개발한 쥬크박스가 최초의 일제 쥬크박스이다.) 이 회사가 창립된 1960년 6월 3일이 세가의 공식 설립일이다. 그러니 다가오는 2000년 6월 3일은 세가의 40주년 기념일이 된다.

4년 후인 1964년에 어뮤즈먼트 기기(이하 AM기기)를 제조하기 시작했고, 이듬해인 1965년에 AM기기 회사인 로젠 엔터프라이즈를 합병, 현재의 회사명인 세가 엔터프라이즈로 개명했다. 이때의 대표이사는 로젠 엔터프라이즈 사장인 데이빗 로젠이 맡게 되었다. (이를 착각한 국내 게임 잡지 게임파워(당시명 게임챔프)에서는 세가가 데이빗 로젠에 의해 설립되었다고 잘못 쓰기도 했다)

이 당시의 세가게임에 대해서는 입수된 정보가 없다. 다만 이때는 [ 퐁(Pong) ] 이나 [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 ] 도 등장하지 않았던 때이니만큼, 이때의 게임은 화면을 사용하지 않은, 단순한 기계장치 형식의 게임이 아니었다 짐작해 볼 뿐이다.

EPISODE 2에서는 필자가 기억해낼수 있는 최고(最古)의 세가 게임인 [ 프로거(Frogger) ] 가 출시된 70년대 후반부터 시작하고자 한다. (부디 미숙한 필자를 용서해 주시기를.)

# EPISODE 2

움직이고 싶어하는 것은 - 세가 초창기의 게임, 프로거부터 -

이번에는 예고대로 78년에 등장한 세가 초창기의 게임인 [ 프로거(Frogger) ] 의 등장부터 시작하겠다. 프로거라는 영문 제목으로는 모르는 유저들이 많겠지만, '개구리' 라면? 어떤 유저들에게는 기억속에서 가물가물하는 모습일테고, 또 어떤 유저들에게는 최근의 리메이크 버전을 통해 친숙할 이 작품이 필자가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세가의 게임이다.

이 게임의 조작계는 지극히 단순하다. 4방향 레버와 스타트 버튼의 누구라도 익숙해 질 수 있는 초 심플한 조작, 이것이 이 게임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중요한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다음해인 79년에는 [ 모나코 GP(Monaco GP) ] 가 발매되었는데, 이 게임은 [ 스페이스 인베이더(Space Invader) ] 를 통하여 확립된 기존의 레버+버튼의 조작계가 아닌, '핸들과 기어' 라는 획기적인(^^;)장비를 채용해 레이싱 게임계에 새로운 전환점을 가져온 게임으로, 이후의 세가의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가장 큰 특성중의 하나인 '참신성' 을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 게임은 같은 해에 발매된 [ 사무라이(Samurai) ] 와 또다른 몇개의 게임들과 함께 새턴용 SEGA AGES - 메모리얼 셀렉션 vol.2에 들어 있으니 새턴이 있으신 분들은 구해서 해 보시기를(구하기는 무지 어렵지만...)) 80년에는 프로 모나코 GP라는 업그레이드 버전이 출시되었다.

3년 후인 1983년, 참신한 방식의 슈팅 게임 [ 스타쟈커(Starjacker) ](이 게임도 같은 해에 발매된 [ 신밧드 미스터리(Sindbad Mystery) ] 와 함께 메모리얼 셀렉션 vol.2에 수록되어 있다) 가 출시된 것 정도가 세가 아케이드 게임의 특기점이었다.

* 특기점 : 특별히 적어둘 만한 것

하지만 이 해에는 지금의 세가의 길까지 결정하게 된 중대한 사건이 벌어지게 되었는데......

# EPISODE 3

세가의 게임은 세가의 게임기에서 -세가 8비트기의 시대-

1983년 7월, 바로 이때, 세가의 미래를 결정할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 세가 최초의 가정용 게임기인 SG-1000이 발매되었던 것이다.

SG-1000의 원형은 원래 키보드 일체형의 BASIC 탑재의 퍼스널 컴퓨터인 SG-3000이었다. 이 SG-3000에서 카트리지를 통한 게임 기능만을 떼어내고 원래의 가격인 29800엔에서 반가량을 인하한 15000엔으로 발매한 본격적인 게임 전용 머신이 바로 SG-1000이었던 것이다.

SG-1000은 그 당시의 주력 기종이었던 아타리VCS(미국 ATARI사 발매)를 몰아내고 인기를 누렸다. 그 인기를 만들고, 또 유지해주는 것은 바로 세가의 아케이드 이식작들이었다. '아케이드에서 하던 세가 게임들을 가정에서도 할 수 있다'라는 메리트에 유저들은 몰려들었도, 이에 고무된 세가는 다음해인 1984년 7월에 SG-1000 의 업그레이드 모델인 SG-1000 II 를 발매하였다. 이 모델은 카드 소프트도 사용할 수 있으며, 최초로 조이패드가 기본 장비되었다. 적은 수였지만 가정용만의 오리지널 게임도 발매되었는데, 인기 만화를 게임화한 [ 고르고 13 ]등이 있었다.

 

▲ 세가 SG-1000 Ⅱ

1985년 10월에는 세가 8비트 게임기의 최종 파워업(Power-up)이라 할수 있는 세가 마크 III(이하 마크3)이 발매되었다. 마크3는 SG시리즈의 게임들을 즐길수 있는 하위 호환성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모토롤라의 Z80이라는, 그 당시의 최고사양 PC인 애플(^^;)과 대등한 수준의 고성능 부품을 채용하면서도 가격은 전과 같은 15000엔인데다가,한층 발전한 마크3 전용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으로 더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었다.

85년에 발매된 최초의 미소녀 게임(이라고 해서 요즘의 것 같은 것이 아니라, 미소녀가 등장하는 액션 게임이다)[ 닌자 프린세스(Ninja Princess) ]의 이식과, 소닉 팀(Somic Team)의 프로듀서 '나카 유우지'씨가 참여한 첫번째 게임인 [ 북두의 권 ] 등으로 그 인기는 절정에 달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마크3의 인기를 단번에 추락시킨 복병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 EPISODE 4

암흑의 시대로 - 숙명의 라이벌, 닌텐도 -

저번 에피소드에서 설명하지 않고 넘어갔었는데, 1985년에는 그 유명한 '스즈키 유'가 제작한 [ 스페이스 해리어(Space Harrier) ] 와 [ 행 온(Hang On) ] 이 아케이드에 출시되었다. 이 게임들은 리어뷰(Rear-view)방식으로 최초의 유사 3D를 구현했다는 점과, 동체가 움직이는 '체감 게임'이었다는 점에서 지금도 게임사에 길이 남을 명작으로 남아 있다.( 셴무(莎木)에서 미니게임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1년후인 86년, 잘 나가던 마크3의 인기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이 발생했다. [ 패밀리 컴퓨터(Family Computer,이하 패미컴) ] 의 발매였다. 원래 화투와 트럼프등을 제작하다 휴대용 게임기 [ 게임&워치(Game&Watch) ]의 개발과 함께 게임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 닌텐도(任天堂)에서 발매한 이 기종은 아케이드 이식작인 [ 동키 콩(Donkey Kong) ] 과 오리지널 타이틀인 [ 슈퍼 마리오 브라더즈(Super Mario Bros.) ] 를 시작으로 엄청난 인기몰이를 하였다. 특히 [ 마리오 ] 의 인기는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 닌텐도 패미컴

패미컴은 마크3보다 떨어지는 성능이었지만, 다수의 서드파티들에게서 나오는 풍부한 소프트의 도움으로 차차 패권을 장악한다. 서드파티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았는지, 자신이 혼자서 모든 마크3용 게임을 만들어 내던 세가의 방식은 전적으로 틀렸던 것이다. (물론 이런 세가의 개발력은 정말 놀라운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마크3의 이런 부진에도 불구하고 세가의 아케이드 시장은 스즈키 유의 [ 아웃런(Outrun) ] 을 기점으로 점점 호황을 누리고 있었다. 이것은 마크3로 인한 손실을 완충시켜주는 방호벽 구실을 해 주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패미컴으로 출시된 하나의 타이틀이 전 일본을 뒤흔들었다. 일본 최초의 가정용 RPG게임인 [ 드래곤 퀘스트(Dragon Quest,이하 드퀘)] 가 그것이었다. [ 울티마(Ultima) ],[ 위저드리(Wizardry) ] 등의 원조 RPG게임을 일본인의 취향에 맞게 개량하고, 어린이도 할 수 있도록 난이도를 대폭 낮춘 이 게임은 사회현상까지 야기시킬 정도의 붐을 일으켰다.

드퀘의 열풍을 본 업체들은 너도나도 할것 없이 패미컴 게임 개발에 착수했고, 이때 여러 명작과 여러 졸작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이때의 제일 큰 굴욕은 세가의 체감형 슈팅 게임 [ 애프터 버너(After Burner, 스즈키 유 제작) ] 가 선소프트(Sunsoft)에 의해 패미컴용으로 컨버전되어 나온 것이다. 물론 그 게임의 퀄리티는 원작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졌다.)

하지만 1년 후(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드퀘보다 나으면 나았지 결코 못하지는 않은, 또다른 초명작 RPG가 마크3용으로 발매되었으나, 드퀘의 붐에 휩쓸려 허무하게 사라지고 말았으니, 그 비운의 작품의 이름은, 지금도 세가 매니아들 사이에는 전설로 남아 있는 [ 판타지 스타(Phantasy Star) ]였다.

RPG사상 최초의 여성 주인공, 미래적인 특이한 세계관, FM음원을 사용한 고음질의 사운드, 부드럽게 스크롤되는 3D던전, 전투화면에서 움직이는 몬스터 등, 판타지 스타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는데.....

하지만 이 게임으로 프로그래머인 '나카 유우지'는 세가로부터 인정받아, 1990년의 거대 프로젝트(후에 설명)를 이끄는 중책이 된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

이때쯤에(1987년 11월)마크3에 FM음원과 연사장치를 탑재한 모델인 [ 마스터 시스템(Master System) ]이 발매되었고, 한국에도 삼성에 의해 [ 겜보이(후에 알라딘보이) ] 라는 이름으로 발매되었다. 이때 특기할만한 점 한가지는, 삼성에서 이 비운의 명작 판타지 스타를 놀랍게도 한글화해서 출시한 것이었다.

그 게임이 필자가 해본 최초의 RPG였다.

# EPISODE 5

파란색의 고슴도치는 - 메가드라이브와 소닉의 등장 -

1988년 10월 29일, 게임계에 새로운 한 획을 긋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계 최초의 16비트 게임기인 [ 메가 드라이브(Mega Drive,이하 MD) ] 가 발매되었던 것이다. 68000과 Z80의 더블 CPU를 탑재하였으며,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512색의 파레트로 패미컴이나 마크3과는 차원이 다른 그래픽과 처리속도를 과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SNK의 하드 [ 네오지오(Neo-Geo,이하 NG) ] 와 라이벌 닌텐도의 [ 슈퍼 패미컴(Super Famicom,이하 SFC) ] 이 MD의 뒤를 추격해왔다.

 

▲ 세가 메가드라이브

NG는 MAX 330 MEGA라는 대용량과 아케이드와 동급인 격투게임으로, SFC는 패미컴때의 인기작 마리오로 승부를 걸어왔다.

이때야 비로소 세가는 회사를 대표할 액션 게임의 캐릭터, 즉 마스코트를 만들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예전에도 [ 알렉스 키드(Alex Kidd) ] 가 있었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마리오를 눌러버릴 강력한 것이 필요했다.

이제 한번 생각해보자. 세가의 마스코트 캐릭터라면, 세가의 로고의 색과 같은 파란색이 좋겠다. 유저들이 쉽게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해 마리오식의 점프 액션, 그러나 마리오와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그래서, 소닉(Sonic The Hedgehog)이 탄생하였다.

소닉은 MD의 뛰어난 성능으로 가능케 한 그 엄청난 스피드로 차세대의 게임이라는 (그 당시에는)점을 알리며, 고슴도치 캐릭터의 특성을 이용한 구르기와 롤링점프, 지금껏 생각하지 못했던 링 시스템(이미 다들 알겠지만, 소닉이 링을 가지고 있을 때 공격받으면 링이 떨어지고, 링을 1개라도 모으면 또 버틸수 있는 그것)등으로 마리오와는 전혀 다른, 또다른 액션의 표준을 만들었다.

이 소닉 프로젝트를 이끄는 소닉 팀의 팀장으로, 프로듀서와 메인 프로그래머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EPISODE 4에서 잠깐 소개하고 넘어갔던 '나카 유우지' 였다. 그의 노력이 비로소 인정을 받은 것이다.

이후 소닉은 세가의 타 기종으로 컨버전되고, 그를 이용한 캐릭터 상품등이 나오게 되면서 세가의 얼굴로 자리잡게 된다.

# EPISODE 6

새로운 시도였지만 -계속되는 옵션/하드웨어의 실패-

1989년 세가는 MD에서 마크3용 카트리지를 돌리기 위한 어댑터인 [ 메가 어댑터 ] (이 어댑터 시스템은 지금의 PS2처럼 더블 CPU의 장착으로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를 발매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후 1989년 11월 MD용 모뎀인 [ 메가 모뎀 ]이 출시되었다. 한창 인기를 누리고 있던 NIFTY-Serve등의 PC통신과 게임을 연결하려는 정말 좋은 시도였다. 그러나 유저들의 참여가 미비해 이 사업은 실패하고 말았다.

1990년 10월에는 컬러 휴대용 게임기인 [ 게임 기어(Game Gear,이하 GG) ] 가 발매되어 닌텐도의 흑백[ 게임 보이(Game Boy,이하 GB) ] 와의 대결을 펼쳤지만 아깝게도 또 패배하고 말았다. GG가 패한 까닭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필자는 크기가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휴대하기에는 좀 컸고, 전력소모마저 많았으니까.

1991년 5월에는 IBM과 MD의 커플링이라는 취지아래 개발된 신개념 PC [ 테라 드라이브(Terra Drive) ] 가 출시되었다. 메가드라이브용 소프트의 개발이 가능하다는 엄청난 메리트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완전히 실패. (지금도 필자는 어디서 이걸 구할 수 없나 계속 찾아다니고 있다^^;)

그후 1991년 12월엔 MD에 접속해서 쓰는 전용 CD-ROM 드라이브인 [ 메가 CD ] 가 출시되었고, 이 모델은 그런대로 성공을 거두어, NEC의 [ PC엔진 DUO ]와 함꼐 CD-ROM게임기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였다. 메가 CD(이하 MCD)의 명작 게임인 [ 루나(Lunar) ] 시리즈는 이후 여러기종으로 컨버전되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1993년 4월에는 MD와 MCD의 저가형인 [ 메가 드라이브 2 ] 와 [ 메가 CD 2 ] 가 출시되었다.

다음엔 폴리곤 게임의 시대를 연 [ 버추어 레이싱(Virtua Racing) ]에 대해 다루어 보기로 하겠다.

 

▲ 세가 메가CD 2

# EPISODE 7

폴리곤의 시대를 -버추어 레이싱의 등장부터-

1992년, 게임의 역사는 세가에 의해 또 한번 바뀌게 된다. 이때까지는 CG(컴퓨터그래픽)에나 쓰이던 고급기술인 '폴리곤'을 표현할 수 있는 아케이드 기판 [ 모델 1(Model 1) ]으로 등장한 세계 최초의 폴리곤 게임, [ 버추어 레이싱(Virtua Racing,이하 VR)의 등장에 의해서였다. 지금 보면 정말 구리다고 할 수 있는, 텍스쳐 매핑(Texture Mapping,폴리곤에 그림 데이터를 덧붙여서 질감표현이 가능한 기술)도 안 되어 있는 각진 폴리곤 덩어리가 우습게 보이겠지만, 이 게임에 처음 쓰인 '시점변경'의 테크닉은 그 기술에 관한 특허를 세가에게 안겨주기에 이른다.

이 게임은 당연히 그 당시 세가의 주력 기종인 MD로 발매가 되었다. SVP(Sega Virtua Processor)를 사용해 MD에서도 폴리곤의 표현이 가능하게된 것은 실로 충격이었다.(SVP가 들어있어 카트리지가 길다는 것도 특징?^^;) 다음해인 93년에, 대망의 폴리곤 격투게임 [ 버추어 파이터(Virtua Fighter, 이하 VF) ] 가 모델 1을 사용해 아케이드에 출시되었다.

기존의 조작계(강,약의 구분과 파동권 커맨드,뒤로 하면 가드등)의 고정관념을 깨버린 P(Punch),K(Kick),G(Guard)의 3버튼 조작과, 팔극권, 연청권등의 실존 무술을 바탕으로 한 박력넘치고 리얼한 격투를 실현한 이 게임은 공전절후의 인기를 얻었고, 이 게임의 프로듀서인 스즈키 유의 천재성을 더욱 알리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그래서인지는 몰라도, VF의코인 인서트 음은 아웃런과 똑같다.) 이 게임을 이식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세가는 MD에 접속하는 확장 어댑터인 [ SUPER 32X ]를 발매했고, VR과 VF를 이식하여 출시했지만, 이 기종은 후세에(?) '왜 만들었냐'는 말을 들을 정도의 완전 실패작 하드웨어가 되었다. (필자가 해본 유일한 32X용 게임인 카오틱스(Chaotix)의 경험으로 비추어 볼때, 이 하드가 수명이 더 길었다면 상당한 명작 게임들이 많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이 하드의 실패는 가슴아프다....)  

▲ 버추어파이터 캡쳐

하지만 이 32X의 경험으로 인해, 세가는 게임역시에 길이 남을 공전절후의, 차세대기 시대의 시작을 열 게임기를 만들게 된다. 32X에 사용되었던 CPU SH-2를 2개 사용하여 만든 궁극의 2D머신(^^;)

[ 세가 새턴(Sega Saturn) ].
SC-1000, SC-3000, 마크3, 마스터시스템, 메가드라이브 이후의 6번째 게임기에 태양계의 6번째 행성인 토성의 이름을 붙인 것이 하드명의 유래이다.

새턴에 대해서는 다음 에피소드부터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 EPISODE 8

토성의 아름다운 그 고리처럼 -새턴의 시대-

1995년 11월, 차세대기 시대의 시작을 여는 게임머신인 [ 세가 새턴(Sega Saturn,이하 SS or 새턴) ] 이 출시된다. 새턴은 44800엔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동시발매 소프트인 VF와 함께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약 1주일 후에는 가전회사인 소니(Sony)에서, 32비트 게임기인 [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이하 PS or 플스) ] 을 강력한 서드파티인 남코의 [ 릿지 레이서(Ridge Racer) ] 의 힘을 빌어 출시한다. 이 때는 아무도 이 PS가 SS의 강력한 라이벌이 되고, 마침내 게임시장의 주도권을(비록 '형식적으로'이겠지만) 장악하게 될 줄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

[ 팬저 드라군(Panzer Dragoon) ], [ 가디언 히어로즈(Guardian Heroes) ] 등의 오리지널 작품들과 여러 아케이드의 이식작들로 뒷받침되는 탄탄한 소프트라인을 바탕으로 새턴의 판매고는 단숨에 100만대를 돌파하게 되고, PS를 따돌리게 된다. [ 64비트급 게임머신(32X에 쓰였던 32bit CPU SH-2를 2개 장비했기 때문) ] 이라는 새턴의 그당시 광고 카피는 세가가 소니보다 그 당시 64비트 게임기를 개발하고 있던 숙명의 라이벌 닌텐도를 더 신경쓰고 있음이 분명함을 나타내 준다.(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음이 밝혀지게 되었지만...)

VF2의 새턴 이식으로 새턴의 위세는 더욱 높아지게 되고, 수많은 서드파티들이 새턴으로 참여하게 된다. 그 중에는 새턴으로만 이식이 가능한 18금 게임 (18세 미만 플레이 불가 게임)을 노리는 엘프(elf) 사도 있었다. (엘프와 18금 소프트의 변천(?)에 대해서는 EPISODE 8.5에서 다루기로 하자.)

하지만 일본 RPG의 양대산맥인 [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이하 FF) ]의 스퀘어(Squaresoft)와 [ 드래곤 퀘스트(Dragon Quest,아하 DQ) ]의 에닉스(Enix) 는 아직 어느 기종에도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그들이 16비트기 때까지 소프트를 발매해 왔던 닌텐도의 차세대기인 [ 닌텐도 64(Nintendo 64,이하 N64) ] 일 것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스퀘어는 PS의 서드파티로 참여하게 되는데, 이 사건은 앞으로의 새턴의 미래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 EPISODE 8.1

번외편 - 빨강과 노랑에 관한 진실 -새턴의 18금 소프트웨어 변천에 대하여-

(이 글은 번외편입니다. 약간 장난스럽고 이상한(?) 부분도 있겠지만, 별로 중요한 내용은 아니니 재미로 그냥 읽어 주시길.)

새턴과 PS가 발매되고, 각 하드웨어의 메이커인 세가와 소니는 서드파티를 끌어모으는 경쟁을 시작했을 적의 이야기이다. PC계에서 18금 소프트로 이름을 떨치던 명 제작사(?) 엘프는 새턴과 PS로 그들의 주종목(?)인 18금 소프트를 이식하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그들의 소프트의 이식,출시를 반대하는 소니. 아마 그들이 추구하는 어린이들과 가족들이 하는 라이트 유저층 게임기를 위해선 18금 소프트는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 하드 코어 유저들이 즐겨 하는 매니아층 게임기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새턴에서는 18금 소프트의 출시를 허락했고, 엘프는 [ 노노무라 병원의 사람들 ] 이나 [ 동급생 if ] 등을 새턴으로 출시하게 된다. (이후 자레코의 [ 스치파이 ] 시리즈등도 18금 등급으로 출시된다.)

 

▲ Elf 동급생 시리즈 캡쳐

그러나 그것도 잠시, 세가에서도 18금 소프트의 제조, 판매를 중단한다는 발표가 떨어지게 된다. 아마 우리나라의 YMCA비슷한 단체의 입김이 작용했으리라.

그 이후로 출시되는 18금 소프트들은 표현이 순화된 18추(18세 이상 추천) 등급으로 나오게 되지만, 많은 유저들은 삭제된 18추를 거부하게 되는데...

요즘은 새턴에 이어 출시된 차세대기 드림캐스트에서도 18금 등급은 찾아볼 수 없어 일부의 게이머들의 분노를 사기도 한다(^^;).

# EPISODE 8.2

번외편 - 기왕이면 나는 이... -새턴 최고의 쓰레기게임, 데스 크림존-

(이것은 원래 EPISODE 8에 들어가야 할 내용이었지만, 필자의 부주의로 이곳에 들어가게 된 것이오니, 독자분들은 양해를 바랍니다.)

새턴 초기, 모델 1로 만들어진 건슈팅의 초기작 [ 버추어 캅(Virtua Cop) ]이 건 콘트롤러인 버추어 건(Virtua Gun)과 함께 출시되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 빳빠라빠~옹 ] 이라는 의문의(?)게임을 발매했던 [ 에콜 소프트웨어(Ecole Software) ] '버추어 건 대응 소프트 제 2탄' 인 [ 데스 크림존(Death Crimson,이하 데스님) ] 을 출시한다.

'데스님'은 그 엄청난 완성도(...)로 일본 게임잡지'새턴 팬' 평점 1.0909라는 경이적인 점수를 기록하며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참고로 10점이 만점이다.)

해 본 사람이라면 데스님의 무서움을 알 것이다. 그 엄청난 난이도와 그래픽, 경악스러운 오프닝을....

하지만 그 속에 잠재되어 있는 독특함에 끌린 '크림즈너' 들에 의해 데스님은 10만장이 넘는 판매고를 이룩하게 된다.

이번에 드림캐스트로 출시된 데스님 2는 부진을 면하지 못하고 있지만...

(하앗...이번은 정말 완전한, 본 내용과 전혀 상관없는 번외편이네요^^;)

# EPISODE 9

사각형이 싫은 이유는 -FF7의 발매로 인한 새턴시장의 충격-

스퀘어가 PS에 참가 의사를 밝힌지 얼마 되지 않아, FF의 최신작인 7편의 PS판 동영상이 공개되었고, 부드러운 CG의 움직임에 게이머들은 놀랐다. 이후 출시된 스퀘어의 쓰레기 대전 격투게임인(^^;) [ 토발 넘버 1(Tobal No.1) ] 에 들어있는 부록 디스크인 FF7의 체험판으로 FF7에 대한 기대는 점점 증폭되어 갔다. 또 그 디스크에 들어있는 여러가지 발매예정작의 동영상은 스퀘어의 새로운 방침인 물량공세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새턴에게는 거대한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드디어 FF7이 출시되었고, 각종 게임지나, 심지어는 매스컴에서도 이 게임을 두고 대작이라 떠들어댔다. 300만장이라는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올리는 FF7. 이제 새턴과 PS의 위치관계는 스퀘어에 의해 뒤바뀌게 된다.

물론 가만히 있을 세가는 아니었다. 새턴의 모델 체인지와 함께 20000엔으로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 [ 전뇌전기 버추얼 온(Cyber Troopers Virtual-On) ] 의 이식 등 수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미 FF의 팬뿐만 아니라 라이트 유저들까지 화려한 그래픽을 무기로 사로잡은 FF7을 이길 수는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새턴으로 제작중이던 DQ7마저 PS로 플랫폼을 옮기게 됨에 따라 PS의 강세는 끝날 줄을 몰랐다.

 

▲ 세가 새턴

새턴 시장뿐만 아니라 전체 게임계에도 FF7은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물론 이 게임 자체는 아주 잘 만든 게임이지만) FF7 이후로 화려한 그래픽과 CG 무비만을 내세워서 라이트 유저층들을 끌어들이는 게임들이 난립하게 된 것이다. 게임기를 마치 최신 유행의 휴대폰처럼 여기는 여고생들과 게임에는 별 지식이 없는 직장인, 그의 아이들로 인하여 PS의 판매고는 SFC의 그것을 경신하게 된다.

이때, 새턴 시장의 어둠을 걷어내고 나타난 초신성. 세가타 산시로(せがた 三四郞)가 새턴 소프트의 CM에 출연하면서 새턴은 새로운 시기를 맞이하게 되었는데....

# EPISODE 10

세가타의 이름앞에 -세가타 산시로의 등장, 그리고 새턴의 아쉬운 몰락-

세가타 산시로(せがた 三四郞). 옛 특촬물 시리즈 [ 가면 라이더(假面ライダ-) ] 에서 주인공인 라이더 1호역을 맡았던 후지오카 히로시가 연기한 새턴의 CM 캐릭터이다. 말 그대로 '풍운을 일으키며' 나타난 세가타는 특유의 개성과 박력있으면서 또한 코믹한 연출로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된다.

여기서 잠깐 세가타의 CM에 쓰였던 주제가를 소개하겠다.(정말 멋지지 않은가^^;)

세가새턴, 해라!(セガサタ-ン, シロ!)

 

1. 놀이의 길에 혼을 바친 한명의 사나이가 오늘도 간다
진지하게 놀지 않는 녀석들에게는 몸으로 깨닫게 해주마
세가타 산시로! 세가타 산시로! 세가새턴, 해라!

2. 테니스나 가라오케 연애질에 나이트 그밖에 다른 할일 있겠느냐
모이지 못하면 못 노는 녀석들에겐 마음에 물어보겠다
세가타 산시로! 세가타 산시로! 세가새턴, 해라!


이 시기의 새턴은 '또 다른 융성기'로, 전처럼 폭발적인 인기는 사라졌으나, [ 샤이닝 포스 3(Shining Force III) ], [ SONIC R ], [ 그랜디아(Grandia) ], [ 버닝 레인저(Burning Rangers) ], [ 마치(街) ] 등의 명작 소프트웨어가 다수 나왔던 시기라고 필자는 평가한다. (또 인터넷과 VF,버추얼 온등의 통신대전을 할수 있는 새턴용 모뎀이 MD때와는 달리 상당히 보급되어, 네트워크용 RPG가 나왔던 때이기도 하다.)

또 이 시기에는 그동안 새턴이 PS에 비해 뒤쳐졌던 부분인 '유저를 위한 서비스' 가 많이 강화되었기도 하다. 예를 들자면 새턴의 오피셜 팬 클럽 [ 세가 파트너즈(Sega Partners) ] 의 설립, 기존의 명작 소프트들을 2800엔의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 [ 세가 새턴 콜렉션 (Sega Saturn Collection, 줄여서 사타코레라도도 한다) ] 의 발매라던가, 옛 세가의 명작들을 새턴에서 다시 즐길 수 있는 [ 세가 에이지스(SEGA AGES) ]의 발매 등이 있겠다.

하지만 이런 시도와 세가타의 인기등에도 불구하고 새턴 시장은 쇠퇴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기존의 매니아들은 열광하는 새턴이었지만, 새로운 유저층의 흡수에는 실패한 것이 그 원인이었다. 심지어는 게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 세가타 CM 재미있는데, PS나 사볼까?(--;)" 라는 얘기를 할 정도로 라이트 유저층에게 새턴의 인지도가 낮은 것도 그 원인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런 것을 두고 '풍요속의 빈곤' 이라고나 할까?

이런 현상이 2년쯤 지속되는 가운데, 많은 서드파티들이 시장성이 좋은 PS로 차례차례 옮겨가게 되고, 새턴의 소프트 라인업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PC엔진에서부터 시작되었던 '하드웨어 말기 증상'인 미소녀 게임들의 범람이 이루어지게 되고야 말았다.

결국 1998년 중반기에 발표된 세가의 차세대 128비트 게임 머신인 [ 드림캐스트(Dreamcast,이하 DC) ] 가 같은 해 11월 27일 출시됨에 따라 새턴은 사실상 무대에서 내려오게 된다.

2D 기능과 빠른 속도에 중점을 둔 불후의 64비트급 게임 머신이자, 자신이 만든 32비트기 시장을 라이벌에게 내어주고 물러나야만 했던 비운의 게임기 세가 새턴.(하지만 아직도 새턴을 찾는 극렬 매니아들은 많다.)

새턴이란 하드웨어의 성능을 100% 발휘하기도 전에 소프트 라인업이 끊겨버린 지금은 그것이 마냥 슬플 뿐이다.

# EPISODE 11

꿈이 현실로 -드림캐스트의 등장-

1998년 5월 21일, 세가는 동경 내의 한 호텔에서 'SEGA New Challenge Conference' 라는 발표회를 개최했다. 그곳에서 공개된 것은, 바로 세가의 128비트 차세대기인 [ 드림캐스트(Dreamcast,이하 DC) ] 였다. 히타치(HITACHI)의 CPU SH-4와 NEC의 그래픽 카드 Power VR 2를 사용한, 모델3를 능가하는 성능의 '괴물 머신'.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이하 MS)의 운영체계인 Windows CE의 탑재. 메모리 카드 겸용 PDA인 [ 비주얼 메모리(Visual Memory,이하 VM) ] 와 기본 내장된 36K모뎀을 이용한 커뮤니케이션 등의 요소는 그야말로 충격. '새로운 게임의 시대'를 여는 머신의 등장이었다. 새로운 광고모델인 유카와 전무 역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고, 그해 일본 광고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 세가 드림캐스트

1998년 11월 27일, 드디어 특망의 기대를 받고 있던 DC가 출시되었다. 그러나 초기 물량의 부족과 동시 발매 소프트웨어의 빈약함 등의 이유로 예상했던 것 만큼의 열풍은 일으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 소닉 어드벤처(Sonic Adventure) ], [ 세가 랠리 2(Sega Rally 2) ] 등의 대작 소프트웨어가 연이어 발매됨으로써 초기 소프트의 빈약함이라는 문제는 어느정도 극복할 수 있게 되었다.

DC와 100% 호환되는 아케이드 기판 [ NAOMI ] 를 사용한 빠른 이식, 가정용과의 연동 등의 요소도 앞으로의 DC의 미래를 더욱 밝혀줄 신호탄이 되었다.

그러던 1999년 3월 초, 소니의 차세대기 PS2가 공개되고, 2000년 3월 4일 발매를 예정하고 있다. DC를 능가하는 성능과 스퀘어의 소프트를 무기로 발매되기도 전에 DC를 위축시키는 무서운 차세대기, PS2. 과연 세가는 메가드라이브때의 실수 (자신들이 새로운 기술을 먼저 개발한후 그것을 모방하여 개량한 라이벌에게 따라잡히는 것)을 반복하는 것일까?

곧이어 닌텐도의 [ 돌핀(Dolphin) ]과 MS의 [ X-Box ] 도 차례차례 발표되고, DC의 앞날에는 어두움만 가득한 듯이 보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런것은 한낱 기우에 불과할 뿐이다. 다음, 대망의 최종회에서는 신기종이 난립하는 128비트 차세대기 시장과 그것을 이끌어갈 선두주자인 세가와 DC의 비전에 대해서 이야기하기로 하겠다.

# EPISODE 12

석양이 비치는 오렌지빛 광활한 하늘처럼 -앞으로의 세가와 드림캐스트-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유일한 128비트기는 DC뿐이다. 이후 출시될 PS2, 돌핀, X-Box(넓게 잡아 최근 삼성이 발표한 Extiva까지)등의 다른 차세대기들보다 적어도 1년은 먼저 발매되었다는 점은 나름대로의 장단점을 가진다. 우선 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활용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겠고, 후발주자 게임기들보다 성능이 떨어진다는 단점도 있겠다.

위의 예에서 단점만을 지적하는 부류들이 많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의 선점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또 차세대기들 중 가장 저렴한 가격도 또한 하나의 메리트로 작용 할 것이다. 그뿐인가? 통신과 네트워크에 관한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네트워크 어댑터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PS2와 기본장착의 DC의 차이는 크다. (돌핀과 X-Box는 명확한 정보가 없으니 제외하겠다) DC가 처음 개척한 '가정용 게임기만의 네트워크' 를 이용한 새로운 게임으로의 발전 가능성, 바로 PC의 [ 울티마 온라인(Ultima Online) ] 에서 보여 주었던 것을 이제 DC가 또 한번 진보시킬 날이 온 것이다.

다음은 NAOMI, DC, VM의 3개의 요소를 이용한 연동 기능에 대해서이다. 이 연동요소와 그것의 발전은 이미 [ 마벨 VS 캡콤 2(Marvel VS. Capcom 2) ] 에서 보여지고 있는데, DC와 NAOMI버전을 동시에 출시, VM을 이용한 자신만의 플레이 데이터로 가정과 게임센터를 오가며 놀 수 있는 '브레이크 에이지'식의 게임 형태가 DC를 이용해 드디어 현실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머신의 성능 문제에 대해서, DC의 성능이 PS2나 돌핀등에 비해 형편없이 떨어진다는 생각이 대중들에게 만연하고 있는데, [ 뉴타입(Newtype) ] 에 소개된 바 있듯이 PS2의 성능은 사실상 DC보다 약간 좋은 것일 뿐이다. 단지 특유의 광원 효과를 살려 더 리얼한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일 뿐...

세계 최초의 모뎀 기본 탑재의, 128비트 게임머신인 드림캐스트. 모델 3의 3배 이상의 성능과, 낮은 가격, Visual C를 이용한 프로그래밍하기 쉬운 개발 환경으로 중소업체들의 도전의 장을 열어주는 드림캐스트. NAOMI와 비주얼 메모리, 그리고 네오지오 포켓과의 상호연동, 거기에 덧붙여 Swatch 시계와의 연동까지, 실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 말그대로 '꿈의 게임기' 드림캐스트. 지금은 검은 구름과 푸른 달빛에 가려 잠시 주춤해있지만, 찬란한 태양은 곧 다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온 하늘을 물들이는 석양의 오렌지빛을 남기며...

옮긴이 덧붙임?- 그 후 세가사는 게임 하드웨어 포기 선언을 하였습니다. 자사의 주력 판매 하드웨어?기종인?'드림캐스트'를 거의?무료다시피로 즐길 수 있게 ' 드림캐스트 에뮬화'를 선언한 뒤의 일입니다. 게임 하드웨어 포기선언은 앞으로 세가사에서는 게임기를 만들지 않겟다는 얘기이며?세가사의 부실한 경영에 의해, 게임시장의?후발 주자인 소니社의 '플레이스테이션'에 패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몇 달후?세가社의 前회장 오오사카씨는 심부전증으로 사망합니다. 죽기전에 전 재산을 세가社에 기증했다는 후담을 전하며...